발효식품은 살아있는 균이 있어야 효과가 있을까? 생·살균 발효식품의 과학
마트 냉장 코너에서 요거트나 양배추를 발효해 만든 사우어크라우트를 고르다 보면 ‘살아있는 유산균’이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상온 진열대의 제품에는 발효 후 살균했다는 표시가 붙어 있기도 합니다. 둘을 나란히 놓으면 자연스럽게 한쪽이 더 건강해 보입니다. 발효식품의 장점이 결국 살아있는 균을 장까지 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하면, 생균이 많은 제품이 무조건 더 나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관련 논문을 몇 편만 보면 결론이 단순할 것 같지만, 2025~2026년 사람 대상 연구를 이어서 읽어보면 예상과 조금 달라집니다.
같은 사람들이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한 사우어크라우트를 각각 먹어본 시험에서는 두 제품 모두에서 비슷한 방향의 혈압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시험 참가자의 장내미생물을 분석한 별도 논문에서는 오히려 살균 제품을 먹은 기간에 일부 미생물 변화가 더 뚜렷했습니다.
반대로 요거트 연구에서는 살아있는 균이 있을 때만 추가로 나타난 면역 관련 변화도 있었습니다.
결국 질문은 “생균이 좋으냐, 죽은 균이 좋으냐”보다 조금 더 복잡합니다.
현재 사람 연구를 종합하면 살아있는 미생물은 어떤 효과에는 중요할 수 있지만, 발효식품의 모든 효과를 설명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닙니다. 살균했다고 해서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식품의 특성이 전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 식품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먼저 ‘발효’가 언제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미생물은 발효 과정에서 식품 속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이용합니다. 그 과정에서 산이 만들어지고, 향과 질감이 바뀌고, 원래 식품에 없거나 적었던 대사산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식품의 pH와 구조도 달라집니다.
그 뒤 완성된 제품을 가열한다고 해서 이미 진행된 발효가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살아있는 미생물은 크게 줄거나 사라질 수 있지만, 발효 중 만들어진 유기산과 여러 대사산물, 변형된 식품 성분, 열에 의해 비활성화된 미생물 성분은 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효식품을 볼 때는 두 가지를 구분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 음식이 발효 과정을 거쳤는가.
그리고 먹는 시점에도 살아있는 미생물이 충분히 존재하는가.
둘은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발효를 거친 식품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프로바이오틱 식품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생균의 존재와 양, 그리고 그 미생물이 사람에게 건강상 이점을 준다는 근거까지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차이는 다른 발효식품을 볼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사워도우 빵은 정말 혈당을 덜 올릴까? 천연발효빵의 과학에서도 발효 과정과 완성된 식품의 특성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유를 따로 살펴봤습니다.
2026년에는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 제품을 같은 사람에게 먹였습니다
이 질문을 꽤 직접적으로 시험한 연구가 2026년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됐습니다.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 제품을 비교한 2026년 무작위 교차시험
건강한 성인 87명이 참여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한 사우어크라우트를 각각 하루 100g씩 4주 동안 먹었습니다. 각 중재에 들어가기 전에는 4주 동안 발효식품을 먹지 않는 washout 기간도 거쳤습니다.
이 설계가 흥미로운 이유는 같은 사람이 두 조건을 모두 경험했다는 점입니다.
사람 A에게는 생 제품, 사람 B에게는 살균 제품만 주는 방식보다 개인차를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원래 혈압이나 장내미생물, 식습관이 서로 다른 사람끼리 단순 비교하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연구진은 장 장벽과 관련된 지표, 염증, 혈당 조절, 혈압을 살펴봤습니다.
예상과 달리 결과는 ‘생 제품의 압승’이 아니었습니다.
신선한 제품과 살균 제품 모두 수축기 혈압의 소폭 감소와 연관됐습니다. 연구진도 이 결과를 바탕으로 사우어크라우트의 혈압 관련 가능성에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반면 건강한 참가자 전체를 놓고 보면 뚜렷한 전신적 건강 이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장 장벽의 완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에는 변화가 없었고, 염증과 혈당 관련 지표에서 나타난 변화도 주로 연령, 식이섬유 섭취량, BMI, 성별 등에 따른 하위분석에서 관찰됐습니다.
논문의 결론도 꽤 조심스럽습니다.
건강한 사람이 4주 동안 매일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었다고 해서 눈에 띄는 전신 건강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진은 경쟁적 이해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균 제품이 더 좋다’는 결론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균의 유무 하나만 보고 발효식품의 효과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같은 참가자의 장내미생물을 보니 오히려 살균 제품에서 변화가 더 뚜렷했습니다
이 시험에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같은 87명의 장내미생물과 대사산물을 분석한 결과가 2025년에 별도 논문으로 먼저 발표됐습니다.
사우어크라우트 섭취와 장내미생물을 분석한 2025년 연구
연구진은 shotgun metagenomic sequencing을 이용해 장내 세균을 분석했습니다.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를 먹은 뒤에도, 살균 제품을 먹은 뒤에도 일부 세균 종의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더 뚜렷한 변화는 살균 사우어크라우트 조건에서 관찰됐습니다.
혈중 단쇄지방산이 증가한 것도 살균 제품을 먹은 기간이었습니다.
이 부분만 떼어 보면 꽤 의외입니다. 흔히 생각하면 살아있는 미생물이 있는 쪽에서 장내미생물이 더 크게 바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살균 사우어크라우트가 장 건강에 더 좋다’고 결론 내리면 연구 범위를 넘어갑니다.
논문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건강한 사람의 장내미생물이 4주 정도의 식이 변화에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일부 세균 종과 대사산물은 달라졌지만 장내 생태계 전체가 크게 재편됐다고 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또 한 가지 꼭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2025년 논문과 2026년 논문은 서로 다른 87명을 대상으로 한 독립적인 두 시험이 아닙니다.
같은 교차시험 참가자에게서 서로 다른 결과를 분석한 논문입니다.
따라서 ‘두 연구에서 같은 효과가 반복됐다’고 세면 안 됩니다.
죽은 균만 남았는데도 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까요?
살균한 제품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살아있는 미생물이 없다면 무엇이 작용했을까요?
발효식품을 단순히 ‘유익균을 담아 먹는 음식’으로 생각하면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생물은 발효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식품을 바꿔놓습니다.
유기산을 만들고, 원래 성분을 분해하거나 다른 형태로 바꾸고, 여러 대사산물을 생성합니다. 살균은 미생물의 생존성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이런 변화까지 모두 없애는 과정은 아닙니다.
비활성화된 미생물 자체나 그 구성 성분이 생물학적 반응에 관여할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선은 분명히 그어야 합니다.
가능한 작용기전이 있다는 것과 사람에게 의미 있는 건강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기전이 그럴듯해 보여도 실제 사람이 먹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는 임상시험으로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발효식품 연구 25편을 모으면 장 기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보입니다
사우어크라우트 한 가지가 아니라 발효식품 전체를 놓고 보면 어떨까요?
2025년에는 건강한 성인의 위장관 건강을 조사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이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2025년 1월 31일까지의 문헌을 검색했고 총 25개 연구, 4,328명의 자료를 포함했습니다. 이 가운데 19개 무작위 대조시험이 메타분석에 들어갔습니다.
평균적으로는 발효식품에 유리한 방향의 결과가 있었습니다.
배변 횟수는 평균 0.60 증가했고, Bristol Stool Form Scale은 평균 0.25점 차이를 보였습니다. 위장관 증상의 표준화 평균차는 -0.60이었고, 장 통과시간도 평균 13.65시간 짧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꽤 일관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논문의 뒤쪽을 보면 해석이 훨씬 조심스러워집니다.
배변 횟수의 이질성 I²는 74%, 변 상태는 72%, 위장관 증상은 90%, 장 통과시간은 95%였습니다.
연구마다 결과 차이가 상당히 컸다는 뜻입니다.
GRADE로 평가한 근거의 확실성도 결과에 따라 달랐고 대부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메타분석은 ‘발효식품은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장을 좋게 한다’는 결론보다, 평균적으로 장 기능에 유리한 신호가 있지만 식품 종류와 연구조건에 따라 결과 차이가 크다는 쪽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사실 ‘발효식품’이라는 범주 자체가 매우 넓습니다.
요거트와 케피어, 발효채소는 원료도 다르고 미생물도 다르고 영양성분도 다릅니다.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도 제조법이 달라지면 완제품의 특성도 달라집니다.
발효식품을 많이 먹었더니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늘어난 유명한 연구도 있습니다
발효식품과 장내미생물 이야기를 할 때 자주 등장하는 연구가 2021년 Cell에 실린 시험입니다.
건강한 성인을 고섬유질 식단과 고발효식품 식단으로 나누었고, 최종 분석은 각 군 18명이었습니다.
연구기간은 17주였습니다.
발효식품군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했고 여러 염증 관련 지표가 낮아지는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이 결과가 주목받은 이유는 ‘장내미생물 다양성을 식사로 실제 높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람 대상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규모는 작았습니다.
각 군 18명의 탐색적 연구였고, 참가자들은 한 가지 표준화된 발효식품만 먹은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발효식품을 포함한 식단을 섭취했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특정 유산균 한 종이나 한 가지 제품의 효과로 좁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어떤 식품, 어떤 미생물,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어떤 성분이 결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분리하기도 어렵습니다.
비슷한 질문을 다른 발효채소로 시험했을 때는 다양성이 늘지 않았습니다
긍정적인 연구를 볼 때는 비슷한 질문에서 효과가 없었던 시험도 함께 보는 편이 좋습니다.
2024년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발효채소를 먹인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참가자는 35~64세였고 평균 BMI는 30kg/m²였습니다.
발효채소군은 100g을 일주일에 최소 5일씩 8주 동안 먹었고, 대조군은 평소 식사를 유지했습니다.
결과는 Stanford 연구만큼 극적이지 않았습니다.
C반응성단백질(CRP)을 포함한 여러 염증·대사 지표에서 그룹 간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고, 장내미생물의 alpha diversity도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부작용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부팽만이나 가스를 보고한 비율은 발효채소군 19.3%, 평소 식사를 유지한 군 9.4%였습니다.
이 시험과 2021년 Cell 연구는 서로 반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의 건강상태, 기본 식단, 발효식품 종류, 섭취방식과 평가항목이 달랐습니다.
오히려 두 연구를 같이 놓고 보면 ‘발효식품’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제품에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더 잘 보입니다.
살아있는 균이 있을 때만 나타난 변화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생균의 중요성이 별로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4년 요거트 연구는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신선한 요거트와 열처리 요거트의 면역반응을 비교한 무작위시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이었고, 연구제품은 한 번에 125g씩 하루 세 번 섭취했습니다. 전체 연구기간은 8주였으며 실제 무작위배정 후 중재기간은 6주였습니다.
연구에서는 신선한 요거트, 발효 후 열처리한 요거트, 멸균 요거트를 비교했습니다.
일부 선천면역 관련 변화는 살아있는 균의 유무와 상관없이 세 조건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됐습니다.
하지만 신선한 요거트에서는 혈중 IgM 증가, 자극 후 IFN-γ 생성 증가, 주로 naïve CD4 세포를 포함한 말초 T세포 증가처럼 추가적인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연구진은 선천면역과 관련된 일부 변화에는 살아있는 균이 필수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특정 적응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데에는 생균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 연구를 볼 때는 연구비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Danone S.A.가 연구비를 지원했고 시험에 사용된 중재·대조 제품도 제공했습니다. 논문에는 저자들이 해당 연구비에서 개인적인 금전 보상을 받은 것은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보면 ‘생균은 항상 필요하다’도 아니고 ‘생균은 아무 의미가 없다’도 아닙니다.
무엇을 측정하느냐에 따라 생균의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미생물이 없는 열처리 발효유에서도 장 기능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반대 방향의 사례도 있습니다.
2024년 일본에서 진행된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시험에서는 열처리한 Lactobacillus helveticus CP790 발효유를 사용했습니다.
열처리 발효유와 장 건강을 조사한 2024년 무작위시험
참가자는 변비 경향이 있는 건강한 성인 120명이었습니다.
60명은 열처리 CP790 발효유 100mL를, 나머지 60명은 비발효 우유에 젖산을 더한 대조 음료를 하루 한 번씩 4주 동안 마셨습니다.
시험제품에는 살아있는 미생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험군에서 변 상태와 배변 시 힘주기가 대조군보다 개선됐고, Desulfobacterota의 비율도 감소했습니다.
이 결과는 살균 후에도 어떤 생물학적 효과가 남을 수 있다는 사람 대상 사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너무 넓게 일반화하면 안 됩니다.
이 시험은 특정 균주 CP790을 이용해 만든 특정 제품을 연구했습니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모든 열처리 발효유가 같은 결과를 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해상충도 분명합니다.
저자 7명 가운데 6명이 Asahi Quality and Innovations 소속이었고 연구비는 Asahi Group Holdings에서 지원했습니다.
따라서 흥미로운 임상자료인 것은 맞지만, 독립적인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재현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품 앞면의 ‘생균’ 문구만으로 건강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여기까지 논문을 따라오면 발효식품을 고르는 기준도 조금 달라집니다.
살아있는 균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 의미 있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제품 전체의 건강가치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닙니다.
무엇을 발효했는지, 발효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완제품에 실제로 어떤 미생물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얼마나 먹는지, 나트륨이나 첨가당은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발효채소는 제품에 따라 나트륨이 높을 수 있습니다.
발효유는 무가당 제품과 당이 많이 첨가된 제품의 영양 구성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균 함유’라는 문구가 이런 차이를 대신해 주지는 못합니다.
반대로 상온 보관을 위해 열처리한 발효식품이라고 해서 건강상 의미가 모두 사라졌다고 단정할 근거도 없습니다.
현재 사람 연구가 보여주는 그림은 그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케피어 임상시험 28편을 모아도 결론은 ‘제품마다 다르다’에 가까웠습니다
2026년에는 케피어를 먹인 사람 대상 임상연구를 모아 정리한 최신 리뷰도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2025년 8월 30일까지 PubMed, Web of Science, Scopus를 검색했고 사람 대상 임상연구 28편을 포함했습니다.
장내미생물, 대사 지표, 염증, 면역기능, 위장관 건강 등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고한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최종 평가는 신중했습니다.
케피어를 만드는 방법과 미생물 구성, 섭취량, 중재기간, 참가자 특성, 평가항목이 연구마다 너무 달랐습니다.
그래서 케피어가 여러 건강영역에서 잠재적 이점을 보일 수는 있지만, 현재 전체 근거의 강도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결과는 발효식품 연구의 어려움을 잘 보여줍니다.
‘케피어’라는 이름조차 하나의 표준화된 중재를 뜻하지 않습니다.
하물며 요거트, 케피어, 김치류, 사우어크라우트 같은 서로 다른 음식을 모두 ‘발효식품’이라는 이름 하나로 묶어 한 가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균은 굳이 따질 필요가 없을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집니다.
특정 살아있는 미생물이 충분한 양으로 제공됐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기대한다면 실제 생균의 존재와 양은 중요한 조건입니다.
반면 발효 과정 자체가 식품에 만들어 놓은 변화를 보는 경우에는 생균 여부만으로 효과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2026년 사우어크라우트 시험에서는 살균 여부와 상관없이 수축기 혈압이 소폭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시험의 장내미생물 분석에서는 살균 조건에서 일부 변화가 더 뚜렷했습니다.
반대로 요거트 시험에서는 신선한 제품에서만 나타난 적응면역 관련 변화가 있었습니다.
열처리 발효유 시험에서는 살아있는 미생물이 없는데도 배변 관련 지표가 좋아졌습니다.
이 자료들을 한 문장으로 묶는다면 이 정도가 가장 정확합니다.
살아있는 균은 발효식품의 효과를 결정할 수 있는 여러 요소 가운데 하나이지만, 모든 효과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론: ‘균이 살아 있느냐’보다 먼저 어떤 효과를 말하는지 봐야 합니다
발효식품을 설명할 때 가장 쉬운 문장은 “유산균이 살아 있어야 건강에 좋다”입니다.
하지만 사람 대상 연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2026년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 제품 모두에서 수축기 혈압이 소폭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같은 참가자의 장내미생물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살균 제품에서도 분명한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반면 요거트 연구에서는 살아있는 균이 있을 때만 추가로 나타난 특정 면역 변화가 있었습니다.
열처리 발효유를 사용한 별도의 무작위시험에서는 생균이 없는 제품에서도 변 상태와 배변 시 힘주기가 개선됐습니다.
그리고 수천 명의 자료를 모은 메타분석에서는 발효식품이 장 기능에 유리한 방향의 결과를 보였지만 연구 간 차이가 컸고 근거의 확실성도 대부분 낮았습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생 발효식품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살균해도 완전히 똑같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제품을 고를 때 생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 하나만 보고 식품 전체의 건강가치를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원료와 영양성분, 실제 섭취량, 제조방법,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건강 결과를 기대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
현재 사람 대상 연구가 허용하는 가장 현실적인 결론은 그 정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발효식품은 모두 프로바이오틱 식품인가요?
아닙니다. 발효 과정에 미생물이 관여했다는 사실과 완제품에 살아있는 특정 미생물이 충분한 양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일부 발효식품은 제조 후 가열·살균되기도 하며, 살아있는 균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프로바이오틱 효과가 입증되는 것도 아닙니다.
살균한 발효식품은 건강 효과가 전혀 없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2026년 사우어크라우트 교차시험에서는 신선한 제품과 살균 제품 모두 수축기 혈압의 소폭 감소와 연관됐고, 열처리 발효유 무작위시험에서도 일부 배변 관련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다만 특정 제품에서 나온 결과를 모든 살균 발효식품에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살아있는 균이 있으면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반드시 증가하나요?
현재 연구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발효식품을 많이 포함한 식단 연구에서는 다양성이 증가했지만, 발효채소를 8주 섭취한 다른 무작위시험에서는 alpha diversity가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발효식품은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모든 발효식품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 기반 섭취량은 현재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연구마다 음식과 섭취량, 참가자가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사우어크라우트 시험에서는 하루 100g을 사용했지만 이를 일반적인 권장량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발효식품을 먹으면 염증이 낮아지나요?
일부 연구에서는 염증 관련 지표가 낮아졌지만 결과가 일관되지는 않습니다. 2026년 사우어크라우트 시험에서는 건강한 참가자 전체에서 뚜렷한 전신적 염증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고, 2024년 발효채소 시험에서도 CRP를 포함한 주요 염증 지표의 유의한 그룹 간 변화가 없었습니다.
참고자료
1. Schropp N, Bauer A, Stanislas V, Michels KB
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26. PMID 42321414.
건강한 성인 87명이 신선한 사우어크라우트와 살균 사우어크라우트를 각각 하루 100g씩 4주 동안 섭취한 무작위 교차시험입니다. 두 조건 모두 수축기 혈압의 소폭 감소와 연관됐고, 장 장벽 완전성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2. Schropp N, Bauer A, Stanislas V, et al.
Microbiome. 2025. PMID 39940045.
같은 교차시험 참가자 87명의 장내미생물과 대사산물을 분석했습니다. 두 조건 모두 일부 세균 종의 변화가 있었고 살균 사우어크라우트에서 변화가 더 뚜렷했으며, 혈중 단쇄지방산 증가는 살균 조건에서 관찰됐습니다.
3. Mukherjee A, Farsi DN, Garcia-Gutierrez E, et al.
Frontiers in Nutrition. 2025. PMID 41141260.
총 25개 연구, 4,328명을 포함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입니다. 19개 무작위시험 분석에서 배변 횟수, 변 상태, 위장관 증상과 장 통과시간에 유리한 결과가 있었지만 연구 간 이질성이 높았고 근거 확실성은 대부분 낮았습니다.
4. Wastyk HC, Fragiadakis GK, Perelman D, et al.
Cell. 2021. PMID 34256014.
건강한 성인을 고섬유질 식단과 고발효식품 식단으로 비교한 17주 무작위 탐색적 연구입니다. 최종 분석에서 각 군 18명이 포함됐으며, 발효식품군에서 장내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하고 여러 염증 관련 지표가 낮아졌습니다.
5. Baron M, Zuo B, Chai J, et al.
Gut Microbiome. 2024. PMID 39290661.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발효채소 100g을 일주일에 최소 5일, 8주 동안 섭취하게 한 무작위시험입니다. CRP를 포함한 주요 염증·대사 지표와 장내미생물 alpha diversity에서 유의한 그룹 간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6. Rivero-Pino F, Casquete M, Castro MJ, et al.
Nutrients. 2024. PMID 38931322.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신선한 요거트와 열처리 요거트 조건을 비교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입니다. 일부 선천면역 변화는 여러 조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신선한 요거트에서만 추가로 관찰된 적응면역 관련 변화도 있었습니다.
7. Tanihiro R, Yuki M, Sakano K, et al.
Nutrients. 2024. PMID 39064634.
변비 경향이 있는 건강한 일본 성인 120명을 대상으로 열처리 Lactobacillus helveticus CP790 발효유와 대조 음료를 4주 동안 비교한 이중맹검 무작위시험입니다. 시험군에서 변 상태와 배변 시 힘주기가 개선됐습니다.
8. Fijan S, Povalej Bržan P, Šikić Pogačar M, Klanjšek P
Healthcare (Basel). 2026. PMID 41827605.
2025년 8월 30일까지의 문헌을 검색해 케피어 사람 대상 임상연구 28편을 검토한 최신 리뷰입니다. 여러 건강영역에서 잠재적 이점이 보고됐지만 제조법, 미생물 구성, 용량, 연구기간과 평가항목의 차이가 커 전체 근거의 강도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면책 안내
이 글은 발효식품과 살아있는 미생물, 장내미생물 및 건강 결과에 관한 사람 대상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입니다.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료 조언이 아니며 개인의 건강 상태나 식이 제한에 따라 적절한 식품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화기 질환이나 면역 관련 질환으로 치료 중이라면 식단을 크게 변경하기 전에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